작품의 주인공 ‘나’는 시간감각도 없이 무기력한 나날을 보내는 지식인이다. ‘나’의 아내는 몸을 팔아 생계를 유지하지만 주인공은 아내가 무슨 일을 하는 지 굳이 알고 싶어 하지 않는다. 어느 날 ‘나’는 아내가 남자와 함께 있는 것을 목격하고 아내는 ‘나’에게 수면제를 먹이기 시작한다. 나중에 아스피린이라고 생각해 받아 먹던 약이 ‘수면제’임을 알게 된 ‘나’는 조용한 산 속에서 '아내에 관하여', 수면제인 '아달린에 대해서' 연구하다 약을 먹고 일주일 동안 잠만 자다 내려와 아내에게 사과하려다 아내가 몸을 파는 현장을 목격한다. 집을 나가 백화점 옥상에 올라가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는데 이 때, 정오를 알리는 사이렌이 울리자 ‘나’는 비로소 의식이 깨어난 듯한 느낌을 받는다.
이 상(李箱: 1910-1937)
서울 출생. 본명은 김해경(金海卿). 경성 고등공업학교 건축부건축과 졸업.
일제 강점기의 시인, 작가, 소설가, 수필가, 건축가.
일제 강점기 한국의 대표적인 근대 작가이자 아방가르드 문학가이다.
주요 작품으로는, <날개>, <동해(童骸)>, <지주회시>, <종생기>, <실락원> 등이 있다.
이상은 문법을 무시하거나 수학 기호를 포함하는 등 기존의 문학적 체계를 무시한 새롭고 실험적인 시도를 하였고, 이는 이전에 시도된 적이 거의 없던 형태의 것이어서 그의 작품들은 발표 직후부터 현대까지 문학계에 큰 충격을 주었다.
그의 작품에서 보이는 이야기는 전개방식이 매우 모호하고 내용이 극단적으로 주인공의 내면에만 치중되어 있는 경향이 있다. 주인공은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소외된 채로, 형이상학적 의미에만 집착하는 병적인 모습을 종종 드러내는데, 이는 작가 스스로의 모습을 반영한 것이라고도 여겨진다.